점프메뉴

  • 노동건강연대
  • English
  • mobile
  • 로그인
  • 노동건강연대는?

노동건강연대

헤더 링크

  • 구독
  • 회원가입

주메뉴

  • 찾아보기

  • Home
  • 주요활동
  • 칼럼
  • 자료실
  • 계간 노동과건강
  • 노동건강연대는?
    • 창립선언문
    • 주요사업
    • 우리가 가는 길
    • 회원가입
    • 오시는길
전체 글 갯수
11
태그 목록
  • 게시판
  • 블로그
  • 웹진
  • 갤러리

[시론] 전태일의 이름 뒤에서 헤아려 본다

  • 분류
    2010년 가을호
  • 조회 수
    29206
  • 주소
    http://old.laborhealth.or.kr/28414
  • 필자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 편집위원
전태일, 전태일,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 지, 아니 세상으로 온지 40년이 되었다…고 한다.

몇 주 전부터 사무실도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의외로 - 전태일 40주기를 직접 준비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 분주하였다.

일간지에서는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오늘의 전태일을 찾겠다고 한다. 20대 초반의, 가난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며, 제조업(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운동에 관심이 있는 이를 찾아야 한다, 면서 기자가 전화를 했다. 얼마 전까지 공장에서 일했고, 노조의 열성 조합원이었던 청년이 떠올랐지만, 그는 올해 여름 대학생의 자리로 돌아갔다.  

기자는 하소연을 했다. “20대 초반 나이에 공장 다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노동건강연대 사무실이 있는 성수동만 보더라도 40대 남성노동자들이 젊은 축에 속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 신문사가 2010년의 청년 전태일을 찾았는지, 공장이 아닌 다른 현장에서 찾는 것으로 기획을 바꾸었지는 모르겠다. 생물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공통점이 많은 이를 찾고 싶은 마음은 알 것 같지만, 40년의 시간차를 무시하는 것은 무모한 것 아닐까?

‘2010년의 전태일’들은 어디에 있을까? 아르바이트로 서비스 산업의 밑바닥을 떠받치고 있는 10대, 20대 노동자들이 가장 가깝지 않을까?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질만한 기회나 정보가 그들에게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전자우편함에는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노동단체 활동가들에게 묻는다며 설문지가 한 통 도착해있다.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비정규노동자대회>와 문화제가, 11월의 첫주 일요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전태일 40주기’ 수식어를 달고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린 늦가을의 저녁, 자리를 잡고 보니, 비슷한 파마머리에 같은 조끼를 입은 수십 명의 ‘아줌마’ 노동자들과 한데 앉아있다.

“뭐라고 하는 거야? 길어서 따라할 수가 없네.”

“진짜 사장이 고용해라 비정규직 철폐 투쟁 라고 하는데요.” 

“응 맞어 맞어 진짜 사장이 해야지, 중간에서 남 일한 거 빼먹는 것들, 아주 불쌍한 것들이야”  “어디서 일하세요?”

“청소, 지하철. 새벽 5시에 나와서 일하고, 여기 또 나왔더니 힘들어. 더는 못 앉아 있겠네.”

계속되는 집회발언과 사회원로 소개에 지쳐가던 아주머니는 엉덩이를 털며 일어선다. 내일이면 다시 ‘남 일한 거 빼먹는 불쌍한 것들’에게 잘리지 않기 위해 쓰레기통을 비우러 가시겠구나.

노동자대회에 앉아있다고 다 같은 노동자가 아니가 보다. 주먹을 치켜든다고 다 같은 조합원이 아닌가 보다. 구호가 길어서 따라하지 못하는 참가자가 유난히 많았던 집회가 저물고 있었다.


n3_시론_사진.JPG

11월 7일 전국노동자대회 모습 - 깃발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경찰이 있다 (출처: 참세상)

   

 

일주일 후 다시 같은 자리에 와 있다. 깃발과 깃발 사이마다 같은 점퍼, 같은 머리띠를 두른 조합원들로 광장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었다. 깃발이 없고, 소속이 없으니 앉을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앉다. 지난 주 비정규직대회 때보다 뻘쭘하다. 헤매다가 빈틈을 찾아 무대가 보이는 곳에 앉았다. 어깨가 닿은 옆자리 여성노동자가 자꾸만 바라본다.

“관심 있어서 보려고 왔는데 앉을 데가 없네요.”

“예, 우리 조합원인가 해서…”  웃는다.

주최 측은 전태일의 이야기를 짧은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을 올렸다. 전태일이 남긴 일기 한 구절 한 구절은 그대로 노랫말이 되어도 너무 아름다웠다. 그가 품은 세상이 얼마나 넓었는지, 그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다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공연은 70년대 평화시장의 어린 시다들과, 결단을 앞둔 전태일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며칠 후면 시작될 부자나라들의 이벤트, G20 을 공격하려는 이날 집회의 목적이 잊혀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뮤지컬에 이어진 동희오토 노동자의 절규는, 전태일을 찬양하는 일은 쉽지만 비정한 현실의 착취를 직시하고 몸을 던져 깨뜨리는 일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결단을 요구한다는 감상적 후기를 남기고야 말았다.


두 주 연속 꽤나 긴 집회를 쫓아 다니면서 몸도 피곤하지만 마음도 피곤했다. 전태일 버튼을 가방에 달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사진집을 2만 5천원이나 주고 샀지만, 그 마음을 다는 모르기 때문이다. 6년을 싸워서 비정규직 이름을 털어버린 기륭노동자들의 그 서러움을 다는 모르고, 용역들에게 듣는 욕이 끔찍하게 싫지만 회사 앞 노숙농성을 포기할 수 없는 재능교육 조합원들의 분노를 다는 모르기 때문이다.    

전태일의 이름 뒤에 숨어서 연대를 말하는 것은 깃털만큼 가벼운 일인데, 얼마를 나누어야 연대라고 할 수 있을까? 가진 것 가운데 무엇을 버릴 수 있어야 연대라고 할 수 있을까? 


- 끝 -

이 게시물을...
태그
전수경
전태일
기륭노동자
재능교육
연대
전국노동자대
노동과건강 80호
생각나누기
  • 파일 순서: 
    1/1
    파일 이름: 
    n3_시론_사진.JPG
    (파일 크기: 
    323.4KB, 
    다운로드 횟수: 
    51)
  • 목록 보기
목록
제목
필자
2010년 가을호 [법의 이면] 법의 ‘그늘’을 ‘양지’로 만드는... file
공길숙/ 노동조합 활동가/공인노무사
2010년 가을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진폐환자 김상전의 이... file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2010년 가을호 미국의 노동안전보건 운동
찰스 레벤스타인, 크레이그 슬래틴
2010년 가을호 <1> 일본 노동법학자에게 듣는다 - 일본의 비정규...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2010년 가을호 고용노동부 제3차 산업재해예방계획 소개와 논평
임형준 / 노동건강연대 정책국
2010년 가을호 [기업살인 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통계가 말해... file
노동건강연대 편집팀
2010년 가을호 ‘유럽에서 직업안전보건 향상을 위한 경제적 인센... file
강희태 / 노동건강연대 / 산업의학 전문의
2010년 가을호 [연중기획]사업주 처벌 강화와 다양화를 통한 법... file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
2010년 가을호 [연중기획] 처벌강화와 경제적 인센티브라는 두가...
이상윤 / 노동건강연대 / 정책국장
2010년 가을호 [시론] 전태일의 이름 뒤에서 헤아려 본다 file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 편집위원
2010년 가을호 여는 글
노동건강연대 편집위원회
  • 목록 보기
  • 쓰기
  • 첫 페이지
  • 1
  • 끝 페이지
Board Search
검색
취소

사이드바 위젯

  • 분류

    • 노동과건강
      • 표지
      • 2003년
        • 2003년 여름호
        • 2003년 가을호
      • 2004년
        • 2004년 봄호
        • 2004년 가을호
      • 2005년
        • 2005년 봄호
        • 2005년 여름호
        • 2005년 가을호
        • 2005년 겨울호
      • 2006년
        • 2006년 봄호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2010년 봄호
        • 2010년 여름호
        • 2010년 가을호
      • 2011년
        • 2011년 봄호
        • 2011년 여름호
        • 2011년 가을호
        • 2011년 겨울호
      • 2012년
        • 2012년 봄호
        • 2012년 여름호
        • 2012년 가을겨울호
      • 2013
        • 2013년 가을호
      • 2014
        • 2014년 봄
        • 2014 여름
      • 2015
        • 2015년 봄
        • 2015년 겨울호
      • 발간자료
        • THE KILLED AND INJURED : A TALE OF HYUNDAI SHIPYARD
      • 2017년
        • 2017년 겨울호
      • 2018년
        • 2018년 봄호
        • 2018년 여름호
      • 2019년
        • 2019년 봄호
  • 배너

    • 청년노동 서바이벌 책 신청
    • 2019 산재노동자 지원사업
    • 열개의 진료실 가이드
      • 메탄올 백서
  • 이슈 태그

    • 간접고용
    • 건강권
    • 기업살인
    • 노동자건강
    • 비정규직
    • 사내하청
    • 산재보험
    • 산재사망
    • 영세사업장
    • 원청
    • 특수고용

추가된 사이드바 위젯

      • 노동과건강
        표지
        노동과 건강 2019 봄 통권 96호
        노동과 건강 2019 봄 통권 96호

부메뉴

  • ▲ 맨 위로
  • (구)상담실
  • (구)열린마당

풋터 위젯

  • 시스템 :: 풋터에 적용되는 내용(주소, 전화번호 등)




      

    노동건강연대로고.jpg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상상청(9동) 303호 (03371) 

                                     phone.png 02-469-3976 mail.png laborhealthh@hanmail.net [FAX] 02-6944-9055

    No Copyright, just CopyLeft!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게시물을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wered by XE hosted by 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