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장갑질 119②] 맥도날드 배달 노동자의 명절 연휴
노동건강연대 전수경 활동가노동건강연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노동사회단체들이 모여 '직장갑질119'(준)를 구성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불합리한 관행과 직장의 갑질을 찾아 사회적으로 알리고 직장의 권리를 되찾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장갑질119'에서 추석 명절 연휴에 일하는 노동자들을 인터뷰해 세 차례 연재합니다. - 기자 말"명절에 확실하게 오픈하는 데는 딱 두 군데, 패스트푸드랑 편의점이거든요. 이런 데서 먹는 명절 소비가 높아지고, 거기에 반해서 일하려는 사람은 적죠."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노동자(아래 알바노동자)를 만났다. 햄버거를 배달하는 라이더로 지난 설과 이번 추석연휴, 두 번의 명절을 나고 있다. 맥도날드는 연중무휴 영업을 한다. 햄버거를 만드는 그릴과 배달을 하는 라이더 모두 연휴 근무 스케줄을 짠다. 출근을 자원하는 알바노동자들이 많지 않다. 연휴 수당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 반갑습니다. 먼저 명절에 패스트푸드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맥도날드에서 일하기 전에는 누가 추석에 햄버거를 먹을까 싶었거든요. 지난 설에 일을 하니까 정말 많이 시켜먹더라고요. 왜 그런가 봤더니 손주들이 오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잘 보이고 싶어서 시켜주는 거 많고요, 제사 음식이 질리는 사람들이 시켜 먹고요. 그리고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의 배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요. 다양한 이유로 일을 해야 하는 사람, 할 일이 없어서 눈치 보여서 안 가는 사람, 결혼을 못 한 사람, 안 한 사람, 1인 가구들이죠. 취업준비생들은 학원에서 명절대피소를 운영하는데 고향에 가기 싫은 사람 공부하라고. 그런 사람들이 햄버거를 시켜 먹거나 먹으러 오는 거죠.명절에 '잉여'들의 경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백수, 알바, 가족관계가 안 좋은 사람들이 명절, 남들이 쉬는 날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집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명절에도 일하러 나오고요. 저희 라이더들 보면 20대부터 50대까지, 사연도 다양해요. 명절에는 주부사원들이 못 나오죠. 서글픈 말이지만 가족과의 관계가 안 좋을수록 맥도날드는 좋은 거죠. 사회에 못 섞이는 사람들이 있어야 명절이 돌아간다, 집에 안 가도 되는 잉여들이 생산하고, 집에 안 가도 되는 잉여들이 소비하는 잉여경제, 잉여들이 굴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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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가 열흘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매장은 어떤 준비를 하게 되나요?"누가 일하러 나올까, 어떻게 스케줄이 나올 수 있을까 긴장하고 애원하죠. 이번 연휴에 자유 식사라는 걸 걸었더라고요. 평소에 우리 매장에서는 알바 식사로 상하이 버거랑 빅맥까지는 되는데 쿼터파운드치즈 버거는 안되고, 이런 게 있거든요. 명절에 일하면 이런 거는 먹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해서 1955버거랑 시그니처 버거 빼고는 다 먹을 수 있게 해준다는 거죠. 추석 앞뒤로 3일간은 자율적으로 먹을 수 있다. 근데 이 정도 메리트로 누가 일하겠어요. 정말 소수로 일할 것 같아요. 지난 설 명절에는 매니저가 너희만 집에 가냐, 나도 집에 가고 싶다, 붙여놓은 거예요. 매니저들은 거의 명절에 일하죠. 정직원인 매니저들은 숙련공들이기 때문에 필요하거든요. 스케줄 넣는 것도 전쟁이죠. 매장은 바쁜데 보너스가 주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빨간 날 일하는 게 휴일 특근처럼 1.5배를 주는 것도 아니고 상여금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 공휴일 수당이 안 나온다니 몰랐습니다. 수당 대신 햄버거로?"모두에게 다 돌아가는 연휴로 알고 있는데, 공휴일이란 개념이 공무원들 휴일이고 대기업들은 취업규칙에 약정 휴일이라고 공무원처럼 쉬는 걸 넣는 거거든요. 그날 일하면 1.5배를 주는 거고요. 우리는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5월 1일 노동절 말고는 빨간 날은 없어요. 추석 당일도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2주 전에 스케줄을 짜는데 긴박해지면 따로 연락이 오죠. 매니저들이 나와서 일해주시면 안 되냐고. 5인 이상 사업장이라서 적용되는 평일 밤 야간수당, 연장수당 등 빼면 아무 수당도 없어요. 편의점은 5인 미만이니까 이런 가산 자체가 적용이 안 되고요. 이 계산이 복잡해서 문제를 알기가 어려워요. 아는 사람은 소수죠. 정규직은 이런 문제를 생각이나 해봤겠어요? 비정규직도 그렇죠. 명절 특근 정도는 받으니까요. 알바노동은 완전히 다르죠. 평소에 싸게 쓰고 명절에도 싸게 쓰는 게 나쁜 심보죠. 평소랑 같은 시급이니 그냥 쉬고 싶어하는 거죠."- 제공하는 햄버거를 늘 드시나요?"젊은 친구들은 날마다 먹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일주일에 한 번 먹어요. 저는 30대가 되고 나서는 밥을 선호하는데 다 사 먹을 순 없죠, 밥이 6천 원~7천 원이니까요." - 본인 스케줄은 어떻게 짜셨어요? 매장 스케줄은 다 나왔나요?"이번 연휴에 저는 1일 2일, 4일 5일, 7일 8일로 스케줄을 짰어요. 평소에는 주 3일 뛰는데, 명절에 더 하는 거죠. 할 사람이 없다고 부탁이 오니 더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소수가 도니까 배달이 몰리게 되면 강도가 세지죠. 평소에도 쉴 틈 없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릴이 소수니까 밀리거나, 배달 지역을 줄이거나, 배달 가능 시간을 늘리거나 하게 될 것 같아요. 지난 설에 보니까 평소보다 배달이 많더라고요. 일하는 사람은 줄었는데 평소랑 똑같이 배달만 해도 더 많아지는 거죠. 이번 추석에 얼마나 많을지 알 수 없지만 많을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어요. 저희 매장은 연휴에 12명이 일해요. 그릴과 라이더까지 다 합쳐서 12명인데 이 중에 라이더가 7명이에요.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7명이 커버하는 거죠. 라이더는 동시간대 2명은 있어야 하거든요. 저희는 밤 12시에 닫는 매장이거든요. 혼자서는 못해요. 매장이 5명이 일하는데 평소보다 절반, 아 3분의 1 수준이네요."
- 평소 라이더 급여 수준을 알 수 있을까요? "주5일 일하면 14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어요. 1인 가구도 있고, 가장도 있고, 사업 실패, 회사를 때려치운 경우, 취직에 실패한 경우, 이런 사람들이 몰려오는 거죠. 중년 가장들은 야간 1.5배를 받으려고 야간을 선호하고요. 보통 '투잡'이 많고요. 낮에는 버거킹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분도 있어요. 두 곳에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하는 거죠. 살인적 노동시간이죠. 맥도날드 한 곳만 해도 노동 강도가 너무 높아서 3개월을 못 넘기고 그만두는 분들이 많긴 해요." - 저렇게 길게 일하시면 위험도도 올라갈 텐데요. 사고가 많이 나나요?"라이더 사고뿐만 아니라 그릴에서 일할 때 바닥에 미끄러지는 경우, 토마토 썰다가 손 베고, 감자튀김 튀기다가 화상 입고… 사고가 많아요. 크게 다치는 사람도 있고요. 산재는 안 하고요, 입원할 경우라도 공상으로 해요. 산재처리가 이득인지 노동자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회사에서 산재를 싫어하죠." - 인천공항이 북적인다, 이건 뉴스들 보면 힘 빠지지 않으세요?"나와 관계없는 얘기니까 신경을 안 쓰죠. 참, 그리고 배달시켜 놓고, 손주들, 친척들 마중 나가시면 안 돼요. 현금보다 카드가 좋고요. 잔돈 갖고 다니기가 힘들거든요." * '직장갑질 119'가 추석연휴 근무 실태 및 불만조사(http://bit.ly/workplace119)를 진행합니다. 10월 7일까지 진행되며, 같은 달 9일에 언론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기사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5229
[추석 직장갑질 119①] 홈쇼핑 콜센터 노동자의 명절 연휴
노동건강연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노동사회단체들이 모여 '직장갑질119'(준)를 구성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불합리한 관행과 직장의 갑질을 찾아 사회적으로 알리고 직장의 권리를 되찾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장갑질119'에서 추석 명절 연휴에 일하는 노동자들을 인터뷰해 세 차례 연재합니다. - 기자 말추석과 잇단 연휴에 인천공항이 붐빈다고 합니다. TV홈쇼핑도 24시간 붐비는데요. 홈쇼핑 전화번호를 누르면 받는 상담사들은 모두 홈쇼핑 회사가 아닌 하청 콜센터 직원들입니다. 오랜 경력을 가진 37세 상담사와 만나 긴 연휴의 홈쇼핑 풍경을 미리 들어보았습니다. 콜센터 노동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명절 연휴에 대한 이야기만 따로 떼어 모아봤습니다. 카톡창 달구는 '특근', '특근', '특근'... 강요 아니고 뭔가요- 반갑습니다. 추석연휴가 열흘이 되면서 홈쇼핑은 대목이죠? 상담사들은 연휴에 좀 쉬시나요? "홈쇼핑 원청에서 작년 추석 매출보다 2.5배 더 팔겠다고 목표를 세웠대요. 홈쇼핑은 여러 개의 콜센터 도급회사가 전화를 받는 거거든요. 저는 그 중에 한 회사 소속이고요. 추석 시즌이 10월 초니까 2주 전부터 저희는 쉬는 시간이 없어요. 일주일에 하루 쉬면 많이 쉬는 거고요. 원래 밤 근무로 8시간이거든요, 제가. 저녁 5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그런데 오늘도 한 시간 일찍 출근했어요.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됐잖아요. 근데 이번에 안 쉰다고 하는 거예요. 우리가 대통령선거 때는 쉬었거든요. 기본 8시간 근무시간에다가 연장하면 한 주에 60시간 넘게도 일해요. 연휴가 길어서 특근비라도 나오거나 몸 아픈 사람들은 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회의 시간에 안 쉰다고 그러는 거예요. 명절에는 욕 듣는 거 밖에 없는데, 실망을 했죠." - 연휴가 아니라 쉬냐, 못 쉬냐 갈등부터 시작되는 거네요? "저도 연차가 오래된 편인데 더 나이든 선배들은 명절에 집안일도 해야 하고, 몸이 아프거나 특근 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특근 내가 할게, '나한테 다 줘' 했는데, 휴일이 아니라고 하는 거예요. 그것에 놀랐던 거고요. 대통령선거 때는 쉬었거든요.제가 이상해서 노동청에 물어봤더니 근로계약서에 따라 다른데, 휴일관련 항목을 보라고 하더라고요. 계약서를 보니까 관공서 휴일에 쉰다는 항목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10월 2일에 안 쉬면 계약위반이니까 쉴 수 있다'고 말해서 쉴 수 있게 된 거예요. 임시휴일을 주는 게 맞는데, 임시휴일은 특근비가 나가니까 돈이 꽤 들잖아요. 임시휴일에 일을 하는 거니 특근비를 달라고 하려 했었거든요.그래서 이제 10월 2일을 빨간 날로 보고, 근무를 짜는데 회사에서 10월 2일에서 8일 사이에 이틀은 무조건 일을 해야 하고, 최대 놀 수 있는 날이 4일이다, 그 이상 쉬면 안 된다, 인원이 빠지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근데 왜 더 못 쉬게 하냐고, 돈 안 벌어도 되니까 놀겠다고 하는 젊은 친구들이 나타났어요. 팀장님이 '원청에서 안 된다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특근을 회사에서 강요해도 되냐, 휴일인데. 노동청에서 강요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근데 강요의 개념이, 강요하는 걸 증명하려면 내가 불이익을 당해야 한대요. 아니 카톡방 전체 화면이 하얘질 정도로 '특근', '특근', '특근' 계속 날라오는 거예요. 빨리 신청해야 한다고 우리 인원 없다고, '특근', '특근', '특근' 계속 뜨니까 이게 강요가 아니면 도대체 뭐냐고요. 원청은 우아하게 얘기하겠죠. 6개 콜센터 업체 계약이 다 다르니까 다른 데는 모르겠어요. 여행가고 싶어 하는 젊은 친구들이 10월 9일 주간에 9일 포함해서 휴일 3일 잡게 해달라고 했더니 무조건 특근이다, 이런 공지가 내려온 거예요. 팀장님이 포털사이트에 임시공휴일을 찾아보니 회사 권한이다, 쓰여 있는 걸 찾아서 올린 거예요."- 3일 연속 쉬려고 해도 쉽지 않군요?"아휴, 어쨌든 마지막으로 갑자기 '휴일 다시 짤게요' 하는 공지가 왔어요. 연휴 10월 2일에서 8일 사이에 저는 2일 쉬고 5일 특근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하루씩 더 쉬어야 한다고 공지가 왔어요. 저는 3일 쉬고 4일 일하는 걸로 됐고요. 요즘 뉴스에 연휴에 못 쉬는 사람들 문제가 나오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봐 그런대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구나,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구나, 해요."10월 9일, '욕받이 주'가 시작된다
- 명절 연휴에 콜센터에 근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10월 9일부터 시작하는 주를 저희는 '욕받이 주'라고 부르거든요. 연휴가 끝나고 난 뒤 (전화하는 고객들은) 화가 많이 나 있어요. 홈쇼핑에 전화하신 분들 대다수가 화난 상태예요. 클레임이 어마어마하게 터지거든요. 명절 2주 전부터 회사에서는 추석 전 배송이 가능하다고 방송하고, 그러면 판매가 막 올라가요. 1천 콜, 2천 콜, 막 올라가면 저희는 '아 저게 내가 욕을 먹어야 될 숫자구나' 하는 생각을 하죠. 저렇게 많이 팔면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거든요. 택배가 밀려서 물건이 빠지지를 못해요.작년 추석에 너무 힘들었어요. 최악이었거든요.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1일 주문을 해서 결제하고 5일 받기로 했다 그러면, 하루 당겨서 '4일에 배송이 됩니다' 하는 안내 문자를 보내는 거예요. 고객들은 아침부터 택배를 기다리는데, 안 오면 속상하고 여기까지 차 있다가 전화가 와요. 이번에는 저희가 애원을 했거든요, 추석에 택배 대란이 되면 어쩌라는 거냐, 근데도 홈쇼핑 원청은 우리 얘기를 모른다, 이렇게 힘든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추석은 '배송됩니다'를 '예정입니다'로 바꿨어요. 그래도 큰 차이 없죠. 못 받으면 난리가 나는 거예요, 그 욕받이가 돌아오겠죠." - 명절엔 택배만 힘든 게 아니군요."고객마다 다른데, 환불해달라고 하면 차라리 반가운 거죠. 물건을 퀵으로 보내라, 그러면 상담원 일로 떨어지거든요, 부산까지 20만 원이 들어도 보내줘야 해요. 시스템 문제로 욕을 먹는데 정말로 화가 나는 거예요. 게다가 명절에는 선물용, 가족들 식품, 과일인데 방송과 다르다, 이런 클레임이 엄청 들어와요.시즌이에요. 28일, 29일이 대목이라고 오늘 결제를 하면 추석 전에 배송이 됩니다, 하거든요. 저희는 29일부터 욕받이가 시작이 되는 거예요. 급하게 팔아대니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이런 쓰레기 같은 물건을, 네 입에 처넣어줄까?' 막 이런 전화가."- 명절 지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분들도 계신가봐요. "제일 무서운 건 전화를 안 끊는 분들이에요. 고객님들이 잠도 안 오시고, 마음의 화도 많으시고 이러면 콜센터 직원은 집에 못 가는 거죠. 욕설을 하면 끊을 수가 있거든요. 욕을 하거나 단순한 변태 이런 분들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힘든 건 30분, 40분 안 끊는 분들이에요. 본인 힘든 거를 풀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다양한데, 회사 시스템, 다른 상담사 얘기, 자기 개인사... 상담사들이 딴 짓 할까봐 중간에 퀴즈도 내요, 좀 전에 자기가 무슨 말 했냐고 테스트를 해요. 명절 후에는 평상시 비율의 어마어마한 배수로 증가해요. 상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 외가 힘든 거죠. 남자 분들은 소리를 지르는데 헤드셋이 증폭돼서 (힘들어요)...""홈쇼핑 콜센터는... 휴일에 대한 개념이 아예 달라요"- 연휴에 일하는 건 진상고객과의 전쟁이네요."저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면역력이 떨어지고, 몸이 안 좋아졌어요. 요새 감정노동에 대해서 12차례 상담을 다 받았는데요. 제가 이상해진 게 좋아야 되는데 좋아지지를 않고, 슬퍼야 하는데 슬프지를 않고 반 박자씩 늦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나고...일을 할 때는 항상 거기에 있으니까 이게 개인적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연결을 잘 못 시켜요. 나 스스로 감추고 습관이 되고... 억지로 웃어야 하고, 강요받잖아요. 그런데 회사에서 연장수당 임금체불이랑 임시휴일처럼 저희에게 부당하게 하려고 할 때가 더 신경이 쓰여요. 저 사람들이 부당하게 한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이 예민해지더라고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연휴가 길다, 달력에 빨간날이 많다는 것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홈쇼핑은 24시간 문을 열어야 하고, 매주 휴일을 짜요. 올해 연초부터 빨간 날이 좌악 있는 데를 보면서 특근비는 더 받겠구나, 생각했죠. 연장 더 안 해도 되겠구나, 정규시간 외에 회사에 12시간 붙어서 일해서 월급을 만드는데, 특근이면 더 안 해도 되니까. 정말 죽도록 하면 250만 원, 그냥 200만 원이 안 되는 정도거든요. 식비계산, 통상시급, 일할 계산... 받을 걸 덜 받아서 항의하려고 보면 지쳐서 포기하거든요.그러니까 밥시간을 줄이고, 근무시간을 맘대로 앞당기고, 우리가 계속 양보한 것 같은데, 계속 조건이 안 좋아 지는 거예요. 휴일에 대한 개념, 공휴일 개념이 아예 달라요. 추석당일 쉬고 안 쉬고가 아니라 회사에서 내려오는 비율만 생각을 하는 거예요. 일하는 날, 안 하는 날 이렇게요. 쉬는 게 아니라 휴일이 개념이 무너지는 거예요. 신입이 '그날도 나와요?' 하면, '당연한 걸 왜 저러지' 이렇게 되는 거예요."* '직장갑질 119'가 추석연휴 근무 실태 및 불만조사(http://bit.ly/workplace119)를 진행합니다. 10월 7일까지 진행되며, 같은 달 9일에 언론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글 원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456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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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신 소장. ⓒ프레시안
[성명] 시급 7,530원. 대통령 공약에 가로막힌 최저임금 1만원 요구최저임금 결정구조와 방식 반드시 뜯어 고치겠습니다. 모든 노동자와 국민들, 특히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 함께해 온 ‘만원행동’ 모든 동지들께 죄송할 따름이다.2018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전년대비 16.4% 인상이고 월 1,573,770원이다. 최저임금 노동자는 물론 이미 사회적 요구였던 1만원 요구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란 결정이다. 최저임금 1만원은 ‘지금당장’ 절박한 요구였다. 이유를 막론하고, 이 요구가 가로막힌 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된데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민주노총은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의 유력한 방안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핵심적 요구로 지난 3년간 노력해왔고 투쟁해왔다. 그러나 경총, 전경련 같은 사용자단체와 정부를 대리한 공익위원의 담합구조가 이를 가로막아왔다. 최초 155원 인상안을 제시한 사용자단체를 보듯이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경련은 물론 경총은 재벌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 최저임금위원회 결정기구에 들어올 자격이 없음이 더 분명해졌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중소상공인 상생지원 대책을 거부한 중소상공인 단체들도 그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당사자인 저임금노동자들의 요구와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는 구조로 개편되어야 한다. 많은 요구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첫 해, 대통령의 공약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말았다.5백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는 대통령의 공약 앞에 여지없이 배제되었다.결정된 최저임금 수준이 그것을 보여준다.역대 최대수준의 인상률이라는 포장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다.시급 7,530원은 사회적 요구였던 1만원 요구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사용자위원의 최종안이었던 7,300원에 비해 불과 230원 더 많은 것에 불과하다.문재인 정부의 3년 내 1만원 실현이라는 공약에 비추어 봐도 1년차인 2018년에 대폭 인상해야 마땅한데 평균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남은 2년 내 1만원 실현도 불투명해졌다. 물론 7,530원은 노동자위원의 안이 가결된 결과이다.그러나 실제는 어수봉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이 주도한 전무후무한 최악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어수봉 위원장은 공익위원 다수의 표를 무기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관철하기 위한 꼼수와 사실상 협박으로 일관했다.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조차 제시하지 않았고, 공개하지 않았다.노동자 위원들에게는 공익위원의 가이드라인 상한선을, 사용자 위원들에게는 하한선을 각각 공개한 뒤, 마치 15.7%를 기준으로 최저입찰가 낙찰하듯이 요구안을 내도록 압박했다.결국, 대통령의 공약실현을 위해 노동자위원들에게 들러리가 되기를 강요한 것과 다를 바 없다.우리에 가두어놓고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정당한 결정구조도 방식도 아니다,어수봉 위원장은 "노사단체 양측이 뼈를 깎는 양보안을 제출해주었고, 공익위원이 무리하지 않으면서 노사 단체의 안을 좁힌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고 한다.절대로 동의할 수 없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뻔뻔한 자평이다,전례 없는 ‘게임 룰’을 강요한 것 외에 공익위원들이 한 역할은 없다.“향후에도 이런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는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지난 정권에서 공익위원들이 사용자측과 담합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최저임금위원회를 반드시 뜯어고쳐야 할 이유가 더해졌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관철하는 것에 불과한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구조는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해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의 정당성과 절박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과 함께 인간답게 살기위한 2019년도 최저임금 투쟁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저임금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2017년 7월 16일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성명]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기 위한 싸움은 계속된다."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27명의 위원 전원 참석, 표결을 통해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개표 결과 노동자위원 제시안 15표, 사용자위원 제시안 12표로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은 최종적으로 시급 7,530원, 월 환산액 1,573,770원(주 40시간, 월 소정근로 209시간 기준)으로 결정되었다. (전년 대비 16.4% 인상)최저임금 1만원 요구에 비추어 아쉬운 결과이다. 하지만 동시에 역대 최대치의 인상율이기도 하다. 이 결과는 그 누구의 시혜나 양보의 결과물이 아니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하며 싸워온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또한 노동자들을 대표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직접 참여한 노동자위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어려운 고민과 결정을 하며 최선의 노력을 한 것에 대해, 최저임금 당사자인 마트노동자들은 동지적 인사를 전한다.우리는 수년 전부터 최저임금 투쟁을 해 왔고, 올해 여름 무더위와 장맛비를 견디며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다. 26일간 진행된 마트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은 연인원 1000명이 직접 참여했으며, 전국의 마트로 확대되었다.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한 우리 마트노동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우리 투쟁의 성과이자 앞으로의 과제임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우리는 최저임금 당사자인 마트노동자들이다.우리는 6월 19일부터 26일간 국회 앞에서 농성투쟁을 진행했다.“최저임금 1만원 가로막는 재벌적폐세력과 싸우겠습니다.”는 구호를 들고 치열하게 싸웠다.우리는 이번 7,530원, 월 1,573,770원의 결과물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앞당기는 교두보로 여기고 더욱 힘찬 투쟁을 해 나갈 것이다.우리 마트노동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투쟁을 하면서 재벌적폐세력과 이 나라 기득권이 지배해온 시스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최저임금 1만원을 가로막는 재벌적폐세력의 방해는 집요하고 조직적이다.국민촛불로 정권이 바뀌고,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사회여론이 앞도적인 상황에서도 재벌적폐세력은 집요하고 조직적인 저항을 끊임없이 하였고, 최저임금위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단 몇 십원이라도 적은 인상율을 위해서 사용자위원이 7300원 안을 마지막으로 제시하고, 표결을 통해 최후의 순간까지 사력을 다해 최저임금 인상을 막아보려 한 것이다.우리는 재벌적폐세력의 집요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국민적 여론이나 사회적 합의보다 재벌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재벌적폐세력은 오직 투쟁으로만 제압할 수 있으며, 여론과 사회적 합의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한다.이제 우리 마트노동자들은 스스로 더 큰 힘을 가져나가기 위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한달여 최저임금 농성투쟁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힘을 스스로 확인했다.이제 우리는 “마트노조 건설”을 통해 더욱 큰 단결과 투쟁으로 우리 현장과 사회를 바꿔나갈 것이다.또한 우리 스스로 더 큰 사회적 힘과 정치적 힘을 가져나가기 위해, 노동자 직접정치 시대를 우리 손으로 열어나갈 것이다.노동자 스스로 더 큰 사회적 힘, 정치적 힘을 가져야만최저임금 1만원 시대도 더 빨리 맞이하고, 우리의 일터와 사회에서도 주인된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우리는 우리 손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낼 것이다.우리는 우리 손으로 전체 마트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길을 걸어 갈 것이다.우리는 우리 손으로 마트노동자 전성시대, 노동자가 주인되는 시대를 열어 낼 것이다.투쟁!2017년 7월 15일 늦은 밤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준)“최저임금 1만원 가로막는 재벌적폐세력과 싸우겠습니다” 국회 앞 농성단기사 원본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9833
서른 즈음의 알코올 그리고 실명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박혜영
서른 즈음 우리는 많은 고민에 휩싸인다. 어른이 되긴 된 건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건지, 겁나고 두렵다. 그 혼란의 서른 즈음에 실제로 두 눈이 멀어버린 노동자들을 만났다. 정말이지 내년이면 서른이거나 그 언저리 나이의 그들.
“그냥 알콜이라고 했어요.” 모두가 공통으로 하는 말이었다. 실명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모두 자기가 사용하는 그 액체가 그냥 알코올이라고 여겼다. 질문은 필요 없었다. 누구든 그냥 일을 했고, 파견회사나 사용회사에서도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어지러우면 창가에 가 심호흡을 했지만 그저 그 뿐이었다. 자신의 시신경과 뇌를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렇게 무방비하게 노출 되었을까 몇 번이고 궁금했다.
그 알코올은 메탄올이다. 무색의 그 액체. 피해자들은 그 액체를 보통 하루 12시간 일하는 내내 기계에 들이 부었고, 또 자신들의 몸으로 흡수했다. 적게는 4일 반, 많게는 4개월의 노동으로 그들은 익숙한 세상을 못 보게 되었다. ‘삼성전자 하청업체 파견 노동자 메탄올 실명’이라는 타이틀로 올 해 초 잠깐 언론이 들썩였다. 갤럭시 같은 핸드폰의 버튼이나 뒷 판을 만들던 그이들이 주인공이었다. 슬픈 사연의 주인공.
처음 그들, 원인을 모르니 앞이 안보이고 호흡곤란이 와 응급실에 실려가서도 대책이 없다. 그 메탄올이 몸에 들어와 시신경과 뇌를 표적으로 공격을 해버릴지는 역시 몰랐다. 우연히 담당 의사가 메탄올 급성 중독을 의심했다. 같은 시기에 병원에 실려간 노동자들은 실명의 이유를 찾았지만, 그 시기에 소문에 밝지 않던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떤 이나, 다른 시기에 병원에 실려간 어떤 이는 역시 이유를 몰랐다. 그렇게 영문을 모른 채 적게는 10개월에서 많게는 2년 가까운 시간을 암흑에서 보내던 이들이 추가로 찾아왔다. 다행히 지인이 한번 산재보험 신청을 해보자고 권유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질문은 이렇다. “저 4대 보험 안들어져 있는데 산재신청이 가능해요?”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실명이 그 알코올 때문이었는지 상상할 수 없던 이들은 파견노동자였고, 제조업 파견은 법 상 금지되어 있었으며, 그들의 노동은 4대 보험에도 어디에도 흔적이 없다.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고, 그들이 일하는 여건에 관심 있는 자들도 없었다.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노동조합법 그 어떤 노동법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최저임금의 값싼 노동은 삼성 핸드폰을 만들어 냈지만 대기업은 그저 하청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핸드폰이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건 말건.
올 해 초, 세간이 떠들썩해지자 노동부가 나섰었다. 노동건강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와 노동조합들은 추가 피해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으나, 노동부는 결국 찾아내지 못했다. 그들은 어떤 일을 한걸까. 무얼 한걸까. 뭐든 했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또 하나, 삼성. 원청인 그들은 이 일은 2차 하청업체가 관리하는 일이라 말한다. 1진 깡패가 2진, 3진 깡패에게 무언가를 내놓으라 한다. 2,3진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을 지켜내고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1진 깡패의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 먹이사슬 구조를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던가. 이건 순전히 비유다. 오해하지 말길.
같은 일을 하던 사람들은 정말 모두 괜찮은걸까? 올 초 실명피해를 입었던 노동자들 가족은 추가 피해자 소식을 듣고 기막혀 했다. 이번 피해자들은 이들보다 먼저 혹은 같은 시기에 사고를 당했다. 오늘 쓰러져 내일 안나와도 그만인 파견 노동이 불러온 참사, 누구라도 처음 위험을 감지했더라면, 이후에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서른 즈음의 노동자들은 세상의 빛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최초의 예방을 말하기에는 이 현실이 부끄럽다.
당부한다. 노동부는 당장, 영문도 모른 채 어둠에 놓여있을 피해자들을 찾는 일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최소한 실명의 이유는 알고, 산재보상이라도 받아 적게나마 생계를 해결해야 할 것 아닌가. 이 노동자들의 신호를 세심하게 반성하고 파견노동을 당장에 중단시켜야 한다. 그리고 삼성. 책임여부는 나중 문제다. 광고를 해서라도 갤럭시를 만들다가 실명된 노동자들을 찾는데 함께 하길 바란다. 그것이 당신들이 기업으로써 이 사회에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 이 글은 경향신문 기고글 입니다. 지면 관계상 편집이 되어 원글을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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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102106005&code=990402
위험의 외주화 : 파견, 하청 노동자 위험, 누구의 책임인가?
<경인방송-인터뷰/ 2016년 5월 2일>
진행자 : 세월호 참사 이후의 위험과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확산이 되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 방안이 미흡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산재를 입는 노동자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고 그 상당수가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라고 해요. 산업위험마저도 외주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건데 자세한 실태와 원인 대책에 대해서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 전화연결해서 한번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상윤 :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 어제가 5월 1일 노동절이었고 지난 4월 28일이 세계산재사망노동자추모의 날이었는데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어떻게 좀 줄고있습니까 어떻습니까?
이상윤 : 네, 아주 미미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속도가 굉장히 더디고 완만하구요,객관적으로 봤을때 여전히 OECD 국가중에 저희가 산재사망사고율이 1위거든요. 영국에 비해서는 한 11배 정도 높고,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4배 정도 높게. 노동자들이 사실 산업현장에서 죽어가고 있거든요.
진행자 : 미세하게 줄고는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말씀이신데, 세월호 참사 이후에 산재를 줄이고자 제도적 방안 이런거를 많이 만든다, 뭐 이런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서 많이 들었는데 뭐 어떻게 좀 제도가 확보가 된 게 있습니까?
이상윤 : 정부가 이런저런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2015년에 산재예방 5개년 계획이라고 중장기 계획을 내긴했는데 사실 저희가 보기에는 변죽만 좀 올리고 핵심은 건드리지 못해가지구요. 실질적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특히 최근 한국의 산업구조나 고용구조 노동현실 굉장히 많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거든요 .이런거에 대한 대응이 좀 미흡해서 실질적 대책이 되지 못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진행자 : 최근 노동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이나 파견 용역 이런 노동자들이 사고를 당한 경우가 부쩍 늘고있다고 하는데, 이게 결국은 그 위험한 일을 정규적 고용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현상 때문에 이런일들을 비정규직이나 파견직 용역직 노동자들에게 시키다보니까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건가요?
이상윤 : 네. 앞서 말씀드렸지만 한국의 산업구조도 노동구조도 고용형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대표적인게 비정규직의 증가고, 특히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들이 비정규직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형식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는 이런 것도 굉장히 집중되서 나타나고 있구요, 그리고 최근 불거졌던 메탄올 실명 사건이라던지 현대중공업의 노동자 사망사건이던지 이런 것을 보더라도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재로 다치거나 죽는 경우들이 많아서 사실 비정규직대책이 심각한 그런 현실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진행자 : 이게 통계로도 나온 게 있나요?
이상윤 :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규직 비정규직을 비교해서 통계를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꾸준히 그것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정부정책을 위해서는 객과적인 통계가 바탕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요구를 하고 있는데, 정부는 고용형태 별로는 통계를 내고 있지는 않거든요. 근데 몇몇 연구자들이 실태조사를 통해서 통계를 낸 것에 의하면 적게는 세 배 많게는 한 여섯 배까지도 비정규직들이 많이 사고들 당하고 많이 죽는다고 통계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 이제 위험의 외주화로 이야기 한다고 하는데 어떤 구조적 원인이 있는 것일까요?
이상윤 : 일단은 현재 대부분 모두 다 인식하시겠지만, 안전한 작업 관리직이나 사무직이 정규직이 많구요. 생산직들은 사실 현장에 나가보면 비정규직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산직들이 대부분 위험한 작업들이죠. 그래서 위험의 외주화라고 아까 표현하셨는데, 정작 기업이 떡고물 단 물만 빨아먹고 위험이나 이런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다보니 지금 위험에 대한 안전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집단이 대기업이거든요, 대기업은 위험한 작업은 다 중소기업에게 하청을 줘서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까 관리가 안 되는 거죠.
진행자 : 이게 문제가, 만일 사고가 나게 되면 배상이라던지 책임을 외주를 줘서 작은 업체들이 실제로 외주를 받아가지고 하게 되거나 또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들이 사고를 당하게 되면 책임지기도 참 어렵잖아요, 보상이라던지 이런 면에서.
이상윤 : 그렇죠. 보상책임도 보상책임이지만 예방이 되게 중요한데 예방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투자나 돈이 필요하거든요. 근데 영세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기도 힘든 그런 상황이라서 안전에다 투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거든요. 그러한 영세하청업체의 안전에 대해서는 원청이 책임을져야 합니다. 그것이 글로벌스탠다드이기도 하구요, 상식적으로 보았을때도 사실은 그러한 이윤을 가장 많은 이윤을 가져가는 주체가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정당하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 제도적으로 이 부분을,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이상윤 : 네 지난 19대 국회에서 그와 같은 방안이, 입법을 위해서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하청의 안전보건관리, 즉 산재예방에 대한 책임을 원청에게 상당부분 지우도록 하는 그러한 법안이라던지, 아니면 두 번째, 하청에서 산재사고가 나더라도 심각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원청에게 물을 수 있게 하도록 하는 법안이라던지 등등이 법안형태로 제출은 됐었는데요. 그것이 19대 국회 마무리를 가까이 두고있는데 통과가 되지 못한 것이죠.
진행자 :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는데 19대 국회가 끝내고 20대 국회가 빨리 개원이 되어야 하는데 개원을 못하고 저러고들 싸우고 있으니까 이게 자동폐기가 될 가능성이 높겠군요
이상윤 :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아까 그 이야기 하신 가운데 OECD 국가 중 산재사망 1위다. 참 부끄러운 오명인데 이런 그 산재피해를 줄이고 또, 안전부분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들이 필요할지 마지막으로 좀 한 말씀 해주시죠.
이상윤 : 일단 원청의 책임이 강화되어야 하구요. 두번째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안전위험이 있을때 안심하고 안전위험에 대해서 고지를 하거나 신고를 하거나 하고 그에 대한 피해를 보지 않는 이런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지 현장에서. 위험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제일 잘 알거든요. 그 분들이 ‘여기 위험하다’ 그러면 빨리빨리 고지해서 고칠 수 있는. 요즘에는 그런것이 잘 안 되거든요. 그런 걸 했다가는 오히려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피해를 보거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오히려 당하기도 하는데, 그걸 고지하는 노동자들이.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네, 20대 국회에서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호 할 수 있는 그런 제도들을 만들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윤 : 네
진행자 : 오늘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 막을 있는 방법에 대해서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상윤 : 네, 감사합니다
<신동호 시선집중 인터뷰>
2016년 3월 28일
메탄올-수은중독, 후진국형 산업재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신동호: 최근 부천 그리고 인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메탄올 중독사고 때문에 시력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들 모두가 20대 청년 노동자라서 그 안타까움이 더 했습니다. 하청공장에서 일하던 중에 이런 일을 겪었는데요, 문제는 피해자들이 정작 자신들이 만지고 있는 화학약품이 독성물질이라는 것도 모르고 일을 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를 대표적인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바라보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대표님 이십니다.
신동호: 메탄올이 이렇게 시력을 상실하게 할 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만큼 특별히 위험한 물질입니까 어떻습니까
이상윤: 메탄올은 사실 일반인들도 잘 아는 물질이죠. 흔히 공업용 알콜이라고 알려져 있는 물질인데 굉장히 오래된 물질이고 유해물질은 맞지만 관리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신동호: 게다가 이것이 관리가 까다로운 신종화학물질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이상윤: 그렇죠. 굉장히 오래전부터 쓰이던. 그리고 우리가 화학 실험시간이나 이럴때 중고등학교 실험실에서도 쓰이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동호: 자, 그렇다면 관리가 그렇게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새로운 물질도 아닌데 이런 사건이 생기게 된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이상윤: 시스템에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적 사건인데요. 아주 기본적인 안전조치 조차 안 한거죠. 근데 이와 같이 기본적인 안전조치 조차 안 한 것이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 노동자가 전부 다 불법파견 노동자라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사업주가 누가 우리사업장에 와서 무는 일을 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더라구요.
신동호: 아 그럼 인력과 그들의 업무 자체에 대해서 파악이 안 되어있다?
이상윤: 전혀요. 오늘 일하다가 어떤분들이 그만두면 다음에 또 인력 파견업체가 누군가를 또 파견하고 그러니까 인력관리가 전혀 안 된 거죠. 그리고 두 번째는 그분들 입장에서도 한 6개월정도 일하다가 또 따른 업체로 가고 그러니까 내 사업장에서 무슨 물질을 쓰는지 조차 관심도 없었고. 이런 시스템 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동호: 구조적인 문제를 두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인력관리 소홀 측면은 그렇다 하더라도 글쎄요, 사전에 하루를 일한다 하더라도 유해물질을 다루게되면 이 유해물질의 독성이라던가 관리방법 그리고 피해 우려 상황에 대한 교육은 필요한 것 아닌가요 ? 이게 전혀 현장에서는 안 되고 있습니까?
이상윤: 법적으로는 하게 되어있죠. 근데 법은 완전히 유야무야 된 것 이구요, 실제 이번에 확인해보니까 전혀 아무런 교육도, 정보제공도 없었고, 심지어는 환기시설이라든지 보호구 지급이라던지 안전조치 조차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동호: 이렇게 특별관리물질에 대해서 안전교육이라던가 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통풍장치도 안 되어있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상윤: 지금 현재 시스템 내에서 처벌은 과태료 정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근데 과태료 수준이 몇 백만원 수준이기에.
신동호: 기업주로서는 이게 그렇게 큰 부담이 없는거군요
이상윤: 그렇죠, 차라리 과태료 맞고 그대로 일하는 게 낫다 그런거죠. 사실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거죠
신동호: 사실 유해물질의 경우에 저강도로 오래 노출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노출돼서 실명에까지 이르는 사고 이게 사실은 선진국에서 찾기 힘든 사례 아닙니까?
이상윤: 굉장히 부끄러운 사례죠. 사실 국제사회 GDP규모로 12이 11위 되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국제사회에 알려진다면 굉장히 부끄러운 그런 사고구요. 경제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베트남이나 이런 동남아시아 제조업 ...핸드폰 부품 생산이 특히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베트남에서 생산이 많이 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저희가 확인을 해봤는데 전혀 없다고 합니다. 베트남보다도 못한 사고가 발생한거죠
신동호: 참 우리 사회에서 왜 이런 구멍이 나있는지 참 안타까운데요. 이번에 그 원청업체기업들을 상대로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질의서 내용은 어떤것들을 담고 있습니까?
이상윤: 저희가 가진 문제의식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첫 번째 문제는 불법파견문제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원가 후려치기, 흔히 갑질 이라고 하는 문제가 여기에 개입되어 있다고 보는겁니다.
신동호: 예. 불공정 거래가 있었다는 말씀이군요.
이상윤: 그렇죠. 사실은 원가에 못미치는 단가에 계약하다보니, 이 기계 원래는 메탄올이 아니라 에탄올을 쓰게 되었있는 기계거든요. 에탄올은 이제 우리가 마시는 술에 들어가 있는 알콜인데 이거는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덜한거죠.
신동호: 음용가능 물질이구요
이상윤: 그렇죠. 근데 그 사업장 입장에서 메탄올을 쓴거는 메탄올이 에탄올에 비해 3분의 1 정도가 싸거든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더 유독한 물질을 사용한 것이고, 그래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업체 입장에서는 유독한 물질로 바꾼 이유는 대기업이 원가를 후려치니까 그거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 물질밖에 쓸 수 없었다.
신동호: 에탄올을 써서는 도저히 경영이 안 된다는 거죠.
이상윤: 예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는거죠. 그래서 저희가 대기업에 요구한거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느냐 이에 대한 책임이 당신들한테 있는 것 아니냐, 법적인 책임까지는 없겠지만 사회적 책임을 느껴라 라는 공개질의를 한거죠
신동호: 그러면 답변은 들었습니까?
이상윤: 네 답변은 왔는데요. 이 발생한 하청업체가 3차 하청업체인데요 대기업의 1차 하청 업체는 아니고, 1차 하청업체까지는 신경을 쓰겠다. 근데 3차 하청업체까지는 힘들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달라 이런 답변을 받았습니다.
신동호: 시스템적으로 구조의 문제를 많이 지적하셨는데 2차, 3차까지 내려가면 원청업체에서 실질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부분, 이 부분이 역시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될테구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거군요
이상윤: 그렇죠.다른 것보다 문제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문제들은 계속, 메탄올이 아니더라도 계속 비슷한 유해물질들에 의한 중독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큰 문제죠
신동호: 예 ,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이상윤: 예 , 고맙습니다.
신동호: 예 , 지금까지 노동건강연대 이상윤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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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ld.laborhealth.or.kr/action/41669
계속되는 현대중공업 산재사고, 이유와 대책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형 기업들의 구조조정,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이달 들어서만 근로자 3명이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올 한 해 기준으로는 벌써 다섯 번째 발생하는 사고였다고 합니다.창사 이래 처음으로하룻돌안 전면 작업을 중단할 정도 까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 , 왜 이런 사고가 자꾸 반복되고 있는지 노동건강연대 박혜영 노무사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영 노무사님
안녕하세요 박혜영입니다
이른 아침 고맙습니다. 산재사고가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어떤 사고 였습니까.
사고 내용을 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예 사고 내용이 좀 말씀드리기 좀 민망한데요, 예를 들어 안전펜스가 없어서 바다에 떨어져서 돌아가시거나, 4톤 정도 되는 물체가 힘을 못이겨서 떨어져서 아래 계시던 분이 돌아가시거나 뭐와 뭐 사이에 끼시거나 이렇게 돌아가셨어요
아이고 이 아침에 참 말씀 듣고 머릿 속으로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들인데요,
근데 제가 좀 얼핏 듣기엔 말이죠, 이런 사고들은 산업화 초창기에...어떤 그 재래형 사고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현대 작업장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가 잘 안 되는 군요.
사실 이 정도 상황이면 현대중공업의 무관심 그 자체가 이유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예를 들면. 위험을 제거하는 행위들이 기업 내에 존재하는데 이걸 의무로 안 보고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에요. 안전펜스를 설치하거나, 아니면 위에서, 위라는게 건물 몇 층 높이...뭐 이런 되게 높은 곳에서 물건이 떨어져서 돌아가시지 않게 하려면 튼튼한 벨트를 쓴다거나 이런거거든요. 그리고 하청업체가 매우 많기 때문에 하청업체 사이의 일정을 조율해준다거나 어떻게 보면 당연히 해야될 투자 같은 건데 비용으로 보는 것이죠.
얼핏 듣기에도.... 바다에서 작업을 한다던가, 좀 위험도가 있는 현장에서 작업을 할때에는 최소한의 비용이 든다 하더라고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매뉴얼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요?
어 그럼요...있어야 정상인데
그럼 이 매뉴얼이 제대로 없고 지켜지지 않는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예 그리고 현장에서 이야기 들어보면, 빨리빨리 하라 그런다. 그 담에 뭐 옆에서 저쪽 업체에서는 저런일 하고 이 업체에서는 이런 일 하고 이게 막 섞이는데 조율 안 해준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들리는 거죠
예를 들어 공기를 단축시기거나 이런데서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군요
그렇죠.
그렇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때 책임소재 부분인데요 회사측에서는 어느 정도의 책임을 분담하고 있습니까
아,..현대 중공업 본사를 본다면 그 동안 사실 아무 책임도 안 져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올해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게 아니라 2014년에도 일주일에 한 분 씩 돌아가셨었는데, 그때 당시 저희가, 노동건강연대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고발을 했었어요. 근데 그 판결이 작년 11월에 울산지법에서 있었거든요. 그 때 결과를 보면 현대중공업이 벌금 1500만원 ,대표이사 무죄, 이렇게 나왔거든요. 근데 이게 몇 명이 돌아가셨는데, 사실 저희는 일 하다가 사망을 하면 그 사건이 위험을 만든 최고 책임자나 기업이 저지른 살인이다 이렇게까지 보고 있는데, 그냥 단순하게 보면 그냥 시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살인은 굉장히 중대한 범죄로 처벌을 받잖아요. 근데 지금 한국사회에서 기업에 의한 이런 살인은 사실 용인되고 있는게 아닌가. 그게 현대중공업이 아무런 책임도 안 지게 하는..그렇게. 작용한게 아닌가 생각을 하는거죠
노동건강연대에서는 회사 측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판단을 안 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죠
문제는 이런 사고가 계속해서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까?
그럼요
이런 환경속에서 일하는 근로자분들의 노동의욕이랄까요 이런 것들이 좀 많이 저감될 것 같구요 회사 분위기 자체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같이 일하시던 분이 돌아가시는 것이잖아요. 일은 해야되고 그 자체로 오는 압박이 얼마나 심할까 상상을 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현대중공업측에서 안전전담요원 숫자를 증원하겠다 예산도 좀 투입해서 위험요인 제거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는데 변한 게 전혀 없습니까
그게 2014년에 사고가 계속 발생하니까 내 놓은 대책이었는데 그때 저희가 질의서를 보냈어요. 돈을 이렇게 투자한다는데, 돈을 어디다 쓸거냐, 근데 현장에서는 바뀐게 없다고 이야기를 하시고, 저희가 질의설를 보낸 후에 아무런 답을 못 들었죠
그러면 예산을 3천억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그 3천억 예산은 어디로 간 것인가요?
아마 쓰신 분들은 알고있겠죠
아하...이 부분이 그러면 애초 이야기 한 것 처럼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 쓰인 것 같지는 않다라는 말씀으로 들리는군요
예 저희는 그렇고 실제 물어봤을때 대답도 안 해주셨고
아 이부분에 대한 명쾌한 회사측의 답변이 없었습니까
예 전혀 없었고 공개질의서를 보냈었거든요.
자 그렇다면 지난 20일에 이 사고 이후에 작업을 중단하고 대토론회를 했었다면서요 안전대토론회, 이때 어떤 부분이 논의 된 것입니까 이런 이야기 포함해서
앞으로 누가 돌아가시거나 큰 사고가나면 해당 사업부의 성과 등급을 조정을 한다던가 아니면 그 일을 하던 하청업체를 계약을 해지하겠다던가 그런 내용들인데요...
저는 엄청 놀란게 이게 위험한 구조를 만들고 공간을 짜고 사고를 유도했던 장본인 분들이 막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잖아요
오히려
네. 작년에 현대중공업에서 하청업체 총무 한 분이 자살하셨는데 엄청난 압박에 시달렸던거죠 산재를 은폐를 하거나 하는 압박들. 이런 압박을 하는게.. 하청업체 계약을 해지시키고 성과등급을 낮추고 이렇게 하는 압박들이 실제 현장에서 위험을 제거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들이 드는거죠. 더군다나 이제 현장에서는 실제 일을 하시는 하청노동자 분들은 우리가 위험을 가장 잘 알고 있지 않겠냐, 실제 이 논의에 우리를 참여하게 해달라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를 해주겠다
아..듣기에 굉장히 합리적으로 들리는데요
예..근데 무시하는 거죠. 현장에 답이 있지 않은가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는 상황이에요
그렇다면은 지난 안전대토론회에서도 뾰족한 대책이 안 나왔다는 이야기인데 어떤 대책이 우선되어야 할 까요.
예를 들면 현장에 계신 분들이 많이 움츠려들어 계시잖아요. 완장차고 들어오는 거 말고, 하청 업체 없애자는 거 말고.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거 자체가 저는 또 다른 위험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이 좀 들어요
압박이 좀 작용을 해서요
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당사자분들의 이야기도 빠져있고. 그래서 그 부분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책이 만들어져야 되는게 아닌가 이게 첫 번째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마지막으로는
일단 위험을 제거하는 일은 비용이 아니라 명백하게 투자다, 이게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기업 지금도 어려운데 사실 더 어려워질거다. 왜냐면 뭐...외국의 투자자나 선주사들이 여기 되게 위험하고 사람 죽이는 조선소다 이러면 껄끄럽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좀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고, 실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실효성이 전혀 없을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예 하실 말씀이 참 많으실 것 같습니다만은 지금까지의 대응이란 게 종합적으로 봤을땐 왼쪽 다리가 가려운데 오른족 다리를 긁은 셈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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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산재, 근본적 문제는 사내 하청구조"
http://www.nocutnews.co.kr/news/4582455
[라포르시안] 지난 2월 중순 20대 파견노동자 세 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산재승인을 받았다. 메탄올 중독은 잘 알려졌고,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진단과 치료를 잘 할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실수나 자살 목적으로 음독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작업장에서 메탄올 증기를 흡입해서 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임상 의사들뿐 아니라 직업병 전문가들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최근 메탄올 증기 흡입에 의한 급성 중독 사례를 확인하였고, 혹시라도 이러한 사례가 또 다시 발생하다면 의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최근 메탄올 중독을 진단받은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환자들은 CNC 가공업체에서 휴대폰 버튼용 알루미늄 가공 기계를 조작하거나 제품의 치수를 재는 일을 하면서 금속가공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목적으로 분사되는 메탄올에 호흡기 또는 피부로 노출되었으며, 그 노출량은 기준치의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둘째, 몸살기운과 같은 증상이 먼저 있다가 인근 병원을 방문해서 혈액검사를 하고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며, 심지어 다시 회사에 복귀해서 근무를 계속하기도 했다고 한다. 셋째, 12시간 주야간 맞교대를 했는데, 야간근무 중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좋아질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아침 퇴근 후 잠들었다가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어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넷째,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 상 대사성 산증이 확인되고 혈액투석 치료를 시행하였다. 다섯째, 환자들은 의식이 떨어진 상태라 정확한 과거력 및 직업력 청취가 어려운 상황에서 메탄올 중독을 의심하기가 어려웠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특히 부천, 인천, 시화, 반월, 구미, 천안 등 관련 업종 밀집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선생님들께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억해주십사 부탁 드린다. 첫째, 임상적으로 메탄올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다면, 즉 원인불명 대사성 산증, 음이온 차(anion gap) 및 삼투압차(osmolar gap)의 증가가 나타나면, 메탄올 취급 직업력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는 의식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보호자로 부터 어떤 공장에서 일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보호자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까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얼마나 했는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한편 이번 집단 발생한 환자들은 수개월 일한 뒤에 발생한 경우도 있었고, 며칠 만에 발생하기도 하였다. 둘째, 독성 뇌병증, 시신경병증에 부합하는 소견이 있는 지 살펴보아야 하며, 대사성 산증의 교청을 위한 혈액투석과 함께 메탄올에 대한 해독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메탄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대사산물인 개미산이 독성을 갖는 것이며, 해독제는 무수 알콜, 포메피졸, 엽산 등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원인적 진단 및 산재보상에 대하여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에게 상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메탄올 중독 환자는 본원 신장내과 류동열 교수가 협진을 의뢰하면서 확인이 되었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은 유해물질 노출 상황을 추정하고 유해물질 노출을 생체 내에서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줄 수 있고, 환자에게는 산재보상에 대해서 상담을 할 수 있다. 교과서적으로 혈중 메탄올을 측정하면서 치료 효과를 보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국내에서 분석이 가능한 기관은 없다. 현재 소변중 메탄올 분석이 가능한 민간기관은 씨젠 의료재단이 유일하다. 휘발성을 고려해 소변을 튜브에 90%이상 담아 밀폐한 후 냉장 보관해서 의뢰한다. 만약 CNC 가공업체에서 일했다면 소변중 알루미늄 분석도 같이 의뢰하도록 한다. 알루미늄은 휘발되지 않기 때문에, 노출상황을 추정하고 원인적 진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메탄올 중독으로 혈액투석을 실시한 후의 환자들의 소변에서 상당량의 알루미늄이 검출되었다. 넷째, 관할지역 노동지청에 신고한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와 협진이 가능하다면 현재 고용노동부가 운영 중인 급성 직업병 감시체계를 통해 사례가 보고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주치의가 직접 전화하는 수밖에 없다. 근로감독관이 해당 사업장에 찾아가서 확인하고, 조업중단, 작업환경측정, 임시건강진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추가 피해자를 막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첫 환자를 진료했던 신장내과 교수가 "다른 사람은 괜찮을까요?" 라고 물었고,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전화기를 들어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했었다. 공단지역에서 외래 진료를 하는 의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몇 자 더 적는다. 첫째, 두통, 어지러움, 구토를 호소하는 경우 직업력을 꼭 확인하길 권한다. 환자들은 보통 "회사다녀요"라고 답변을 한다. 생산직인지 아닌지,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는다고 답변할 수도 있다. 환자발생 사업장에서 일했던 20세 여성은 '처음에는 물인 줄 알았어요' 라고 이야기 했었다. 특정 회사를 다니지 않고 인력파견업체를 통해서 CNC 가공업체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정이나 사용물질을 정확하게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둘째, 일과 관련된 문제이든 아니든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고 생각되면 일단 몸이 좋아질 때까지 출근하지 않도록 당부해야 한다. 단, 환자들이 아파더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사람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하기를 바란다. 노동자들이 의사에게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은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라고 한다. 환자는 마음속으로 '그러면 일당은 누가 주냐'고 묻거나 아니면 알았다 하고 진료실을 나가서 바로 출근할 수 있다. 이는 비단 메탄올 중독 뿐 아니라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질환 등 모든 직업병에 공통 사항이다. 원인을 불문하고 아프면 쉬면서 치료를 받거나 회복을 도모하고 나서 다시 일해야 한다는 것을 꼭 설명해주시기를 빈다. 실제로 이번에 메탄올 중독으로 진단받은 노동자들은 아픈데 참고 일했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 중 아파서 결근한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그들은 메탄올 영향으로 추정되는 증상은 있지만 중독에 이르지는 않았다. 셋째, 직업과 관련된 문제가 의심이 될 때는 환자를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에게 의뢰해주기 바란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들은 흔히 특수건강진단을 주로 하지만 환자의 직업과 관련된 건강문제에 대해서 그 위험를 평가하고, 질병의 예방과 관리에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병원에 직업환경의학과가 없다면 가까운 지역의 근로자건강센터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이다. 이는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원하는 공공 보건의료기관으로 전화(1577-6497)를 하면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에게 자문을 받을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메탄올 중독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일과 관련되어 아프다고 할 때 진료를 하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참고자료
[성명] 20대 청년 노동자들의 눈멀음 사고로 박근혜 대통령이 깨달아야 할 것
http://old.laborhealth.or.kr/action/41526
긴급토론회> 삼성전자 하청업체 메탄올 중독 사건의 시그널 - 청년 노동자들의 시각 손상 사건이 의미하는 것
http://old.laborhealth.or.kr/41669
▲ 2012년 7월 1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2012 산재 사망 노동자 합동 추모제'. 문송면 묘역에서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오른쪽이 문송면의 수은 중독이 직업병임을 인정받기 위한 모든 과정을 함께했던 문송면의 형 문근면 씨다. ⓒ일과건강
ⓒ노르웨이 기사화면
ⓒ노동건강연대
ⓒABP 답변서
ⓒ매일노동뉴스(정기훈)
그 사람의 죽음, 대체 누구의 잘못인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월요일 아침 울산에 내려왔다. 현대중공업 ‘일산문’ 앞에 두 대의 차가 서 있다. 한
대의 봉고차에는 “4대 요구안 쟁취, 원청 현대중공업 교섭촉구, 산재사망 책임자 처벌”, “하청노동자의 죽음 앞에 현대중공업은 사죄하고 노동 3권 보장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다른 한 대의 1톤 트럭 위에는 농성장이 차려져 있다. 하청노동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길목에서 농성하는 이들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들의 동료 10명이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었지만, 기업은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들자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했다. 하청노조와의 교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책임지는 이 하나 없다는 현실이 이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이들이 지난해 한 해 갑자기 위험해진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죽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다치는 사고들은 물밑에서 은폐됐다. 창사 이래 얼마나 많은 사고와 사망이 켜켜이 쌓여 있었을까. 피에 톱밥을 뿌려 놓고 다시 일했다는, 옆에서 누가 죽어도 2시간 만에 일을 시켰다는 그곳이었다. 세상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런 일은 무심하게 계속됐다. 2012년 12월 어느 날 한 노동자가 트럭에 실려 응급실로 갔고, 결국 사망했다. 심근경색이었다. 노동자들을 인터뷰해 보면 당시만 해도 다친 노동자를 트럭으로 운반하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짐짝 그 자체였던 거다. 추적 60분에서 다뤄진 이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남아 있다. 2013~2014년 울산 건강권대책위원회·금속노조·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산재 은폐를 적극적으로 조사해 250여건의 은폐를 밝혀냈다. 그래도 그뿐이다. 6만명이 넘는 현대중공업을 담당하는 산업안전 근로감독관이 한 명이라는 슬픈 현실이 앞에 놓여 있다. 산재를 은폐하는 것은 범죄지만, 이 사회는 범죄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렇게 작은 사고들이 가려지고, 고쳐지지 않아 큰 사고가 뻥뻥 터진다. 사람이 죽는다. 신기하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발전하고 잘살게 됐다는데.2013년 5월 당진 현대제철에서는 5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아르곤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얼마 전 그 사건의 책임자였던 부사장에 대한 2심 판결이 있었다. 1심에서 판사는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판결이 확정되면 구속을 시킨다고 했다. 판결문을 읽다 보니 이상했다. 이러다가 2심이 되면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2심 법원에 탄원서를 보냈다. 집행유예는 안 된다고,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판결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2심 판결은 집행유예였다. 그 판결 결과를 받으면서 동시에 현대제철의 다른 사망에 대한 고발 결과도 나왔다. ‘혐의 없음’이었다.살인과 산재 사망은 뭐가 다를까. 어느 정도 안전장치와 안전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일을 시키는 기업, 안전예산은 뒷전인 기업, 같은 기업에서 일어나는 연속된 산재사망, 어쩌면 예견된 죽음이다. 경향성도 뚜렷하다. 대기업은 위험한 일은 전부 하청을 준다. 사고가 나면 반드시 하청노동자가 희생된다. 그 대기업 앞마당에는 무재해 깃발이 휘날린다. 꼭 흉기를 휘둘러야 살인인가.한 해에 2천명 정도가 일을 하다 죽는다. 꿰어 맞춘 듯 2천명 선으로 고정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망률 1·2위를 다툰다. 사망자는 전 세계 최고치인데, 다친 사람의 통계는 매우 낮다. 한국에서 10명 죽는 동안 1명만 죽는 영국보다 다친 사람이 적다. 마법 수준의 통계다. 외국 연구자들은 반드시 한 번씩 물어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그러게 말이다. 상담이 오면 사람들은 “제가 산재처리를 하면 회사에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산재 신청하면 해고당하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부터 한다고 답해 준다. 스스로 가리고 묻어 버린 아픔이 이따금 더 큰 슬픔이 돼 돌아온다. 2015년은 어떻게 바뀔까 생각하기도 전에 연말과 연초를 아울러 큰 사고가 앞다퉈 터졌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질소가스에 질식해 하청노동자가 죽었는데 LG디스플레이에서 보란 듯 같은 이유로 하청노동자가 죽었다. 현대제철이 생각난다. 또 높은 사람은, 원청회사는 책임지지 않게 되는 건가. 이것부터 궁금하다. 2014년은 되돌아보기도 버거울 정도로 큰 상처였는데, 보듬고 정비할 여유도 주지 않는다. 후퇴하고 더 위험해지는 게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 그러다 보니 유독 대체 누가 무엇을 책임져야 안전한 사회가 되는 걸까, 궁금해진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