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재발방지대책」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과」ㆍ「보상」에 대한 교섭 약속을 이행하라
일시 : 2016. 1. 13.(수) 오전 11:00
장소 : 반올림 농성장 앞(강남역 8번출구)
<기자회견문>
삼성은 ‘재발방지대책’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과’ㆍ‘보상’에 대한 교섭 약속을 이행하라
어제 반올림은 삼성과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했다. 조정위원회가 작년 11월 “다른 의제들은 일단 유보하고, 우선 ‘재발방지대책’에 집중하자”고 제안하여 시작된 논의가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이번 「재발방지대책」 합의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비로소 삼성반도체 공장의 안전ㆍ보건 문제는 외부 독립기구의 장기적인 진단과 평가를 받게 되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옴부즈만 위원회가 ‘반도체 공장의 유해인자 관리 실태’와 ‘회사의 건강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작업환경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조사’도 실시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할 것이고, 그에 대한 삼성의 이행여부도 평가할 것이다. 그러한 점검과 조사결과, 평가의 내용들은 모두 공개될 것이다. 나아가 삼성은 산재보상 신청을 한 노동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하고, 옴부즈만 위원회는 정보공개 및 영업비밀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도 마련해야 한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안전ㆍ보건 상황이 사회적 감시를 받게 된 것이다. 지난 9년의 반올림 투쟁과 지난 3년의 교섭, 무엇보다 최근 100일간의 노숙 농성이 이루어낸 값진 성과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세 가지 문제 중 하나를 이루었을 뿐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세 가지 교섭(조정)의제인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이 모두 합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과’, ‘보상’ 논의에서는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삼성이 교섭(조정) 약속을 파기한 채 자체적으로 강행한 사과와 보상을 앞세우며, 관련 논의를 계속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어제 재발방지대책 합의 직후 발표한 글에서 “조정권고안의 기준과 원칙을 기초로 보상과 사과가 진행된 데 이어 예방문제에 대해서까지 완전히 합의에 이르렀다”며, 마치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말했다. 명백한 거짓이고 기만이다.
지금 삼성이 하고 있는 사과는 어떠한가.
삼성은 임의로 작성한 사과문을 보상 신청자들에게 개별 발송하고 있다. 그 내용은 2014년 5월 권오현 대표가 발표한 공개 사과문과 다를 게 없다. 그저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공허하기 짝이 없는, 사실상 아무런 잘못도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위로도 될 수 없는 말 뿐이다. 조정권고안은 ‘사과’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을 제안했지만, 삼성은 이를 전면 거부한 채 자기 멋대로의 사과를 밀어 붙이고 있다.
지금 삼성이 하고 있는 보상은 또 어떠한가.
삼성은 지난해 9월, 자신들이 직접 보상 대상을 심사하고 보상 내용까지 정하는 자체 보상 절차를 강행했다. 조정권고안은 독립된 외부기구에 의한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정적으로 계속될 수 있는 보상을 권고했지만, 삼성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일 뿐 아니라 한시적인 보상을 실시했다. 보상 대상에 있어서도 조정권고안의 내용과 달리 질병의 종류, 발병 시기, 업무 내용 등으로 상당수의 피해자들을 배제했다.
그 보상절차를 직접 겪은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실상은 더욱 심각하다. 삼성은 보상신청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해 왔다. 보상신청자들이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물으면 “회사 내부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의를 제기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심지어 “조정권고안에 따른 보상”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 조정권고안의 내용을 허위로 알리기도 했고, 모든 보상대상자들에게 치료비는 전부 지급할 것처럼 공지해 놓고 그 일부만 지급하기도 했다. 공표한 보상기준에서 배제된 피해자들에게 다른 명목의 금전 지급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은 보상과 관련하여 ‘원칙과 기준’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피해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서는 온갖 꼼수와 협잡을 벌여 왔던 것이다.
요컨대 지금 삼성이 벌이고 있는 ‘사과’와 ‘보상’은 교섭 주체인 반올림과는 아무런 논의도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정권고안의 취지와 내용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들이다.
그리하여 반올림은, 삼성이 ‘사과’와 ‘보상’에 대한 논의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ㆍLCD 직업병 피해자는 총 222명이다. 사망자는 지난 달 사망한 이지혜 님을 포함하여 총 76명이다. 반올림에 알려진 숫자일 뿐이니 실제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의 문제는 지금 삼성이 고수하는 독단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삼성은 이제라도 반올림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사실 매우 단순하고 또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반올림에 누가 먼저 대화제안을 했던가. 반올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누가 조정절차 도입을 강행했던가. “중재안이 나오면 따르겠다”(14/5/14), “사과,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성실히 대화하겠다”(14/5/30), “조정에 참여하여 모든 현안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논의하자”(14/10/21)며 거듭 약속하고 요구했던 이는 또 누구인가. 모두 삼성이다. 그 약속들을 이제라도 지키라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공언한 바를 아무렇지 않게 파기해서야 되겠는가. 그 기업을 위해 일하다 희생된 피해자들이 가졌던 신뢰를 이렇게 짓밟아서야 되겠는가.
반올림은 ‘사과’, ‘보상’에 대한 삼성의 태도에 올바른 변화가 있을 때 까지 계속 싸울 것이다. 삼성전자 앞에서의 노숙농성도 더 힘있게 이어갈 것이다. 지난 9년여 동안의 활동과 최근 100일간의 노숙 농성, 고되고 더딘 싸움이었지만 적지 않은 변화와 성과들이 있었다. 매순간마다 진심어린 응원과 연대의 마음들도 있었다. 그러한 성과와 연대에 힘입어, 이번에야 말로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매듭지어 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6. 1. 13.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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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은 삼성 반도체 공장의 위험함을 세상에 알린 고황유미님의 기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키미(이하 반올림)에서는, 고황유미님을 추모함과 동시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을 알리고 함께 추모하기 위해 기일이 있는 주간을 추모주간으로
정했습니다. 2015년 3월, 8주기를 맞이하여 올해도 추모주간 행사가 열렸습니다.
1. 뇌종양피해자 집단 산재신청 기자회견 3월 2일 오전 11시
뇌종양 피해자들의 집단 산재신청으로 추모주간을 시작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 http://old.laborhealth.or.kr/39861
2. 반도체-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 증언대회, 3월 4일 오후 2시
더 자세한 이야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86882
3. 고황유미 8주기 및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문화제 '유미가 유미에게'
_ 3월 6일 저녁7시 삼성본관 앞
* 추모제 사진 스케치 _ 사진 : 오렌지가 좋아
#1 127명의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합니다.
#2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영정에 불을 붙이고 있는 산재노동자
#3 삼성전자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와 그의 어머니
(혜경씨 이야기 : http://blogs.ildaro.com/entry/%EC%82%BC%EC%84%B1%EC%A0%84%EC%9E%90-%EB%87%8C%EC%A2%85%EC%96%91-%ED%94%BC%ED%95%B4%EC%9E%90-%ED%95%9C%ED%98%9C%EA%B2%BD%EC%9D%84-%EB%A7%8C%EB%82%98%EB%8B%A4)
#4 삼성 본관 앞 플랑카드
#5 고 황유미의 고향 속초 시민의 추모시 낭독
#6 저는 재생불령성빈혈 환자입니다 이 고통스런 혈액암을 직장으로 인해 얻었는데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기업이 얼마나 잔인하게 느껴졌을지. 마음이 아픕니다
삼성이 꼭 책임지길 아픈분들 모두 나으시길 기원합니다
#7 삼성전자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는 말합니다 - 저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어요
#8 영화 <또하나의 약속>의 음악감독의 추모음악 연주
#9 세월호 유가족의 연대 이야기
#10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어르신과 한혜경씨의 뒷모습
#11 우리 유미에게...
#12 고 황유미의 영정, 어머니
#13 어떤 예술가가 만든 고황유미의 모형, 유미를 기억하세요
#14 반도체 칩에 세겨진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의 얼굴, 이름
#15 삼성 본관, 유미
이번주는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 입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을 세상에 알린 황유미 8주기 이기도 합니다.어제는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집단 산재신청 기자회견을 했습니다.뇌종양 피해자들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관련기사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4341
내일 있을 피해자 증언대회,
금요일에 있을 반도체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 추모문화제에 함께 해주세요!
강남역 8번출구 랍니다!
2015추모주간 선포 및 뇌종양 산재신청 기자회견.hwp 2015추모주간 선포 및 뇌종양 산재신청 기자회견.hwp
[기자회견문]
삼성과 정부는 법원의 산재인정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그 책임을 다하라.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 고 이숙영씨에 대하여 벤젠 등 유해화학물질과 전리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발생한 산업재해라고 인정했다. 2013년 10월, 서울행정법원은 또 다른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인 고 김경미씨에 대하여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에 대한 연이은 산재인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근로복지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삼성 또한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 마저 보조참가를 하여 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적극적으로 방해해왔다.
2014년 8월 21일, 마침내 서울고등법원은 3년 간의 긴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고 황유미, 고 이숙영의 백혈병 사망이 벤젠, 전리방사선 등 노출에 의한 산업재해라고 다시 한번 판결하였다.
다만, 함께 소송을 제기한 백혈병 피해자 고 황민웅, 김은경, 송창호씨에 대하여는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노출의 정도가 상당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항소를 기각하였다. 재해당사자가 산재임을 증명해야하는 부당한 법제도하에서 정부의 부실한 재해조사와 업무환경에 대한 삼성의 자료 은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백혈병도 마땅히 산업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지난 7년간 삼성은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장의 작업환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노동자들의 백혈병은 업무와 무관한 개인질병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우리는 다시금 진지하게 삼성과 정부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여전히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을 산업재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여전히 법원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 이라고 생각하는가?
근로복지공단은 또다시 상소할 것인가?
노동부는 여전히 아무런 대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할 것인가?
삼성과 정부는 반도체ㆍLCD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에 대하여 이제라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삼성은 반올림과의 교섭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용 없는 사과, 형식적인 재발방지대책, 피해자들을 가르는 협소한 보상대책으로는 결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공장에서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 뇌종양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만 70여명이다. 드러난 발병자만 따져도 164명이다.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죽어가고 병드는 동안 삼성과 정부는 언제가지 책임 회피만 할 것인가? 삼성과 정부는 이제라도 그 책임을 다하라. 삼성은 산업재해 인정하고 사과하라.
2014. 8. 25.
공정사회파괴 노동인권유린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공운수노동조합,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중심사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주노동인권센터, 참여연대,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대구산업보건연구회,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별첨 1.-삼성반도체 산재소송에서 영업비밀의 문제
삼성전자 노동자의 산재소송에서 기업의 영업비밀이 문제된 사례
들어가며
노동자의 질병이 직업병으로 인정되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와 동법 시행령 제34조에 따라 ①업무수행 중 유해ㆍ위험요인의 취급 또는 노출이 있어야 하고 ②유해ㆍ위험 요인의 취급 또는 노출의 정도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③그러한 유해ㆍ위험 요인의 취급 또는 노출이 질병의 발생에 기여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중 ①, ②를 모아 「업무환경의 유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의 잠복기나 환자 스스로 질병의 업무관련성을 자각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직업병 여부를 따지는 시점과 실제 근무했던 시기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상당한 시간 간격이 있기 마련입니다. 즉 유해성을 따져 보아야 하는 ‘업무환경’이란 대게의 경우 수년 전의 상황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반도체와 같은 첨단전자 산업의 경우 수년 전의 업무환경이 어떠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인정소송에서도 현실적으로 「업무환경의 유해성」을 밝혀내지 못하는 것이 산재불승인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수백여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다양한 세부공정들을 거치는 등 공정 자체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생산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져 공정 자체가 자주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업무환경에 관한 자료는 사측에 일방적으로 편재(偏在)되어 있는데, 사측이 관련 자료를 폐기하거나 은폐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실제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의 자료요청에 대하여 사측이 “당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거나 “영업비밀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한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회사가 끝내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업무환경의 유해성’은 입증되지 못한게 되고, 입증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질병은 직업병이 아닌 것으로 됩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세 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고 황민웅, 김은경, 송창호)에 대하여 끝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상황과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하에서는 이제까지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산재 소송에서 사측의 영업비밀 주장이 문제되었던 사례들을 나열하겠습니다.
산보연 역학조사 보고서 은폐
고 황유미ㆍ이숙영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불승인 처분이 있은 후, 유족들은 소송을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불승인 처분과 관련된 자료의 공개를 요청하였음.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산보연의 역학조사 보고서」 내용 중 두 사람이 근무했던 “3라인 취급 화학물질” 부분 전부를 사측의 영업비밀 주장에 따라 은폐.
서울대 산학협력단 보고서 은폐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2009년 6월부터 약 3개월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 「반도체 공장 위험성 평가 컨설팅」을 실시하였음. 이는 산업안전보건 공단이 2008년에 실시한 집단 역학조사의 후속조치에 따른 것. 즉 반도체 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림프조혈계 암 발병률 등을 조사한 결과 중장기적인 심층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심층연구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그 사이 발생할지 모를 유해ㆍ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수립ㆍ추진토록 한 것.
2010년 6월, 고 황유미 등 5인에 대한 소송에서 원고 측은 위 서울대 산학협력단 연구 보고서 전부의 등사를 요청하였으나, 사측의 영업비밀 주장 등으로 인해 일부만을 확보할 수 있었음. 아직까지도 위 보고서는 전부가 공개되지 않고 있음.
가스 및 유기화합물 누출 기록 은폐
삼성반도체 공장에는 독성 가스의 누출 여부를 감시하는 검지기가 설치되어 있음. 자체적으로 설정한 일정 기준 이상의 농도가 검출되면 경보가 울리는데 누출 농도, 누출 시간, 누출 원인등이 전산으로 기록됨. 따라서 그 내역을 알수 있다면 재해노동자가 업무 수행 중 겪은 비상시적인 위험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음.또한 삼성은 2007년부터 유기화합물에 대한 감지시스템도 별도로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음.
삼성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산재소송에서 원고 측은 여러차례 가스 및 유기화합물 감지시스템의 작동 내역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였음.그러나 삼성은 재해노동자들이 근무할 당시의 기록은 “1년이 지난 기록은 모두 폐기한다”는 이유로, 최근의 기록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였음.
재해노동자가 취급한 화학물질의 성분 은폐
현재 산재소송이 계속 중인 삼성반도체 노동자들 중 상당 수가 업무 중 취급한 화학물질의 성분이 확인되지 않고 있음. 삼성 혹은 삼성에 해당 물질을 납품한 업체에서 영업비밀을 이유로 일부 성분을 밝히지 않기 때문. 혹은 삼성이 재해노동자들이 근무할 당시에 취급했던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는 남아있지 않다(즉 “폐기했다”)고 주장하기 때문.
일례로 난소암으로 사망한 고 이은주 님(1993. 4. 경부터 1999. 6. 경까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에 대한 산재소송의 경우, 유족 측은 고인이 업무 중 직접 취급하였거나 노출가능하였던 화학물질들 중 난소암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물질 세가지를 지목하여 관련 자료를 요청하였는데, 삼성은 “당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고 함. 그러면서 당시와 가장 가까운 시기(퇴사 후 약 7년 경과)에 사용하였던 물질에 대한 자료(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 중에도 상당부분이 ‘영업비밀’로 감추어져 있음.이에 원고측은 다시 삼성과 해당 물질을 납품한 업체에 ‘영업비밀’로 되어 있는 부분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삼성과 해당 업체 모두 “영업비밀에 해당하여 제공할 수 없다”고 함.
종합진단 보고서 은폐
2013년 1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5명의 사상자가 나온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여 2,000여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를 적발해 냄. 이에 고용노동부는 “총체적인 안전보건관리 부실이 드러났다”며 삼성반도체 전 공장에 대한 안전보건 진단을 실시하겠다고 함.그에 따라 2013년에 삼성반도체 기흥ㆍ화성ㆍ온양과 삼성LCD 아산 사업장에 대한 종합진단이 실시되었고,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회사와 일부 기관에 배포됨.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재소송에서 원고측은 위 종합진단 보고서를 보관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보고서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모두 삼성 측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보고서 제출을 거부함.
별첨 2. - 반올림ㆍ삼성의 교섭 관련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이슈페이퍼]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피해자 모두에 합당한 보상 전제돼야
지난 5월 14일, 삼성전자의 권오현 대표가 공개적으로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해 나가려 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했다. 그 후로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6차에 걸쳐 교섭을 벌였다. 교섭 의제는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세 가지다.
사회적으로는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지만 사실 아직 해결된 것은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사과는 이미 다 했다 하고 재발방지책은 종합진단을 받는 거 외에는 더 할게 없다 하고, 보상은 교섭에 참여한 피해가족들에 대한 보상 논의를 먼저 한 후에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얘기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반올림은 지난 12월에 공식 전달한 요구안에 따른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로서 삼성 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지부진한 교섭의 핵심 논점이 되고 있는 내용들을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사과의 문제.
과거에 저질렀던 구체적인 잘못들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그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게 사과다. 반올림도 삼성에게 그러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세 가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이다. 첫째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둘째 산재신청과 승인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점, 셋째 지난 7년간 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해 온 피해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하여 고소ㆍ고발로 대응한 점.
이에 대해 삼성은 “이미 경영진을 포함해 여러차례 사과가 이루어 졌다.”며 반올림이 요구하는 대로의 사과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규범적인 부분”이라는 등으로 거부하고 있다.
사실 사과 요구안의 정당성은 특별한 논리가 필요한 부분은 아닐 것이다. 실제 그러한 일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이다. 이들을 증명할 수 있는 직ㆍ간접적인 자료들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안전관리 책임 소홀과 관련하여 피해노동자들의 일치된 증언들이 있다. 물량을 맞추기 위해 종종 안전장치를 해제한 채 일을 해야 했고,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성분과 유해성에 대한 교육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가스누출이 일어나도 제대로 대피시키지 않았다고들 했다. 어디 그뿐인가. 삼성 스스로도 인정하듯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은 직업병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난 후 대대적으로 강화됐다.
그럼에도 5명의 사상자를 낸 두 차례의 불산누출 사고, 단일 사업장 중 최대라 하는 2000여 건의 산안법 위반사례 적발,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을 드러낸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종합진단 결과 등, 그 공장의 노동자들이 여전히 위험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여러 상황들이 최근 1~2년 사이에 연이어 터져 나왔다. 최근의 상황이 이렇다면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이 근무했던 10여 년 전의 과거에는 안전보건관리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겠는가.
산재신청과 승인을 적극적으로 방해했다는 점 역시 피해가족들이 직접 경험한 여러 사례들이 있다. 삼성은 그간 당장의 병원비가 급한 일부 피해가족들에게 산재신청 철회나 포기를 조건으로 치료비 지급을 약속해왔다. 그러한 회유를 이겨낸 피해가족들이 산재신청을 하면 업무환경에 대한 정보들이 종종 은폐됐다. 최근까지도 산재소송에서 업무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들을 요청하면 “시간이 지나 모두 폐기했다”, “회사의 영업비밀이라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럼에도 삼성은 이미 여러 차례 사과 표시를 했다며 사과 요구안의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없는 사과만으로는” 삼성전자 산업재해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둘째, 재발방지 대책의 문제.
반올림은 더 이상 죽고 병드는 노동자들이 없도록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요구 내용은 크게 네 가지이다. ① 화학물질의 취급현황 등 노동자의 건강ㆍ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 ② 회사로부터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기관에 의하여 안전보건관리 전반에 대한 진단을 받을 것, ③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에 대해 상시적이고 주기적인 외부 감독을 받을 것, ④ 안전보건에 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을 위해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지 않을 것 등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독립성과 전문성이 보장된 기구를 통해 종합진단을 추진하자”고 할 뿐, 다른 요구안의 수용은 거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보 공개’에 관하여는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화학물질 정보의 제공은 법률로서 보장된 내용이며, 현장에 비치된 물질정보자료, 산재신청절차 등을 통해 이미 많은 부분이 공개돼 있다”고 하고, ‘상시적이고 주기적인 외부 감독’에 대해서는 “산안법 등 관계법령상의 관리 감독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종합 진단’ 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통제된 상황에서의 일시적인 진단이 이루어질 뿐이어서 비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안전문제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그동안 반도체 생산과정 전반에 대해 과도한 영업비밀 주장을 이어온 삼성이 진단 기관의 자료제공 요청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협조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최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한 종합진단에서도 삼성의 비협조 문제가 여러차례 지적됐다.
또한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반도체 공장은 이미 2009년 서울대 산학협 조사,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 2013년 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 등 적어도 세 차례 이상의 종합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문제들이 있다. 가령 유해화학물질 취급현황 등 노동자의 건강과 관련된 정보들이 제대로 공개되거나 교육되지 않은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바로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따라서 종합진단은 재발방지를 위해 요구되는 조치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지금도 생산현장에서 또다른 산업재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물질 관련 정보 공개, 상시적 외부 감독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의 조치들이 절실하다.
셋째, 보상의 문제.
반올림은 사실상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원과 근무이력, 질병 관계 등이 분명하게 드러난 산재신청자들에 대하여는 교섭을 통해 즉각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외의 피해자에 대하여는 삼성이 운영 중인 ‘퇴직자 암 지원제도’의 확대 개선을 통해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우선 교섭에 참여하는 “8명의 피해가족들에 대한 보상 논의를 통해 기준점을 마련한 뒤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적용방법을 검토하자”고 한다.
이러한 삼성의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다.
첫째, 교섭 참여 여부와 보상 대상의 판단을 어떤식으로든 결부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이다. 교섭단 내 피해가족들은 모든 피해자들을 대표해 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투병 중인 피해자들, 생계 기타 사정으로 교섭에 참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처지에 놓인 피해자들이 많다. 그러한 사정을 모를리 없는 삼성이 8명 우선 보상 논의를 강조하는 것에는 반올림 교섭단 내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둘째, 8명의 피해가족들에 대한 보상 논의를 통해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점을 마련한다면 결국 그 범위는 매우 협소해질 것이다. 반올림이 보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질병, 근무기간, 업무내용들은 훨씬 다양하다. 피해자 중 일부라도 보상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한 채, 보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로 들어갈 수는 없다.
셋째, 삼성이 이제 와서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삼성이 말하는 보상 기준이란 결국 피해자가 걸린 질병의 업무관련성을 따져 보겠다는 것인데, 이는 업무환경의 유해성을 평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연 피해노동자들의 과거 근무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던가. 산재신청 절차와 소송에서 피해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업무환경의 유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산재소송에서 재해노동자가 근무할 당시의 가스누출 기록을 요청하면 삼성은 “1년이 지난 자료를 모두 폐기한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다. 재해노동자가 취급했던 화학물질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도 “과거 자료는 없다”고 답하기 일쑤였다. 결국 업무환경의 유해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고, 바로 그러한 사정들이 각종 중증질환에 시달리는 반도체노동자들이 산재인정을 통한 치료비 보장 조차 받지 못하게 된데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삼성이 이제 와서 업무관련성을 다시 따져 보자고 하는 것은 결국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려는 자세가 아닌 것이다.
넷째, 8명의 피해자에 대한 보상논의를 마무리한 후에 다른 피해자에 대한 보상기준을 마련한다면 그 과정에서 더 오랜 시간이 흘러버리게 된다. 삼성은 다른 피해자에 대한 보상기준을 정함에 있어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보상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하는데,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침을 정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받는데 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는가. 반올림은 모든 피해자에 대한 합당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오랜 시간 고통을 겪어온 피해자들을 더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
다섯째, 질병의 종류에 따른 선별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게 되면 결국 치료법 조차 개발되지 않은 희귀질환 피해자들은 더 큰 고통을 받게 된다. 삼성반도체ㆍLCD 노동자들 중에는 유독 다발성경화증, 웨게너육아종과 같은 희귀질환 피해자들이 많다. 희귀질환은 유병율이 낮아 질병의 발병원인ㆍ기전에 대한 연구자료가 매우 적다. 그러한 상황으로 인해 다시금 보상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면 희귀질환 피해자들은 2중ㆍ3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따라서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면 현재 드러난 피해자 전부를 아우룰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반올림의 요구는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삼성은 가급적 많은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반올림의 요구를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했지만 아직 그에 합당한 보상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진정성을 기대하며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의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해 나가려 한다”는 발언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면 지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 모든 피해자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 모두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5월 28일 교섭이 재개된 후 네 차례에 걸쳐 교섭이 더 진행됐지만 삼성전자는 사과, 재발방지책, 보상에 있어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할 뿐 유의미한 입장의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의 사과와 산업재해 문제 해결 약속, 그리고 뒤이은 교섭 재개는 진정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삼성전자가 백혈병 등 산업재해 사망 피해 보도와 <또하나의 약속>과 <탐욕의 제국>의 연이은 개봉으로 확산되는 비판여론과 사회적 분노를 모면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삼성전자 생산현장에서는 백혈병 등 산업재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누군가의 목숨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삼성전자가 진정으로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조돈문 카톨릭대 교수(삼성인권지킴이 상임위원장)·안은정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삼성인권지킴이 운영위원)
* 첨부 : 140825 반올림_ 삼성 본관 앞 기자회견 자료.hwp
삼성전자 본관, 뭐가 무서운지 간판조차 싸놓았습니다.
1. 오는 11월 20일이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 반올림>(이하 반올림)의 활동이 5주년을 맞습니다.- 2007년 11월 20일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사업장 앞에서 이십 여 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가졌고, 약 1년 뒤에 반올림으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엄마, 이제 나한테 돈 쓰지마"라고 말하며, 입과 코와 여기저기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간 딸을 생각하니 서러움이 돋습니다. 대체 무얼 잘못했냐며 한참을 우셨습니다.
2. 지난 5년 동안 반올림은 -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고, △무노조 경영방침에 맞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며, △이윤을 위해 유해물질과 유해산업을 수출/수입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점에 맞선다는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연대(Solidarity), 피해자 지원과 상담(Help), 실천(Action), 연구(Research), 홍보(Public Relations) 등의 다섯 가지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삼성, 나 니네 돈 필요 없어, 산업재해 인정이나 해!"
어린 아이 둘과 세상에 남게 된 남편은, 아내를 위해 반드시 산업재해 인정을 받겠다고 하십니다.
삼성 본관 바로 앞, 씨끄럽다며 항의집회를 하는 몇몇의 사람들은,
행복추구권을 보장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집회하는 그 사람들,
눈을 자꾸 피합니다.
3. 지난 5년 간 반올림 활동의 성과로는- 160명 이상의 직업병 피해 제보를 수집하여 한국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의 심각한 현실을 사회에 알리고,- 피해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나마 법원과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산업재해로 인정받음으로써 정당한 보상권을 쟁취하는데 기여하였으며,- 반도체․전자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정부와 기업, 학계의 연구와 대책을 이끌어내었고,- 당사자들의 직접 실천과 이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연대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면서 다수가 함께 하는 사회운동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죄가 있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삼성에 들어간 것. 이건희 나이의 절반도 안되는 친구들이 삼성이 좋다고 마구 들어간 것. 그것이 죄인데, 죄값이 너무 가혹하지 않냐던 어머니의 절규
수도 없이 삼성 본관에 왔습니다. 아직도 잘 안들리냐고 묻습니다. 왜 안들리냐고 묻습니다.
남편을 잃은 것도 힘든데, 가해자는 아니라고 딱 잡아 뗍니다. 삼성은 정신차려라!
4. 그러나 아직 반올림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는데,- 노동자들이 치료와 생계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산재보험 제도와 정부의 운영방식,- 노동자 건강권의 기초인 유해작업환경에 대한 알 권리조차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명분으로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 삼성처럼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그 필요성을 주장하기만 해도 부당징계와 해고 등으로 탄압하는 구시대적 무노조경영 등이 대표적입니다.
삼성은 거짓말 하는 입밖엔 없는가 봅니다. 처음에 유미 죽었을 땐, 1명, 또 한명 희생자가 나왔을 땐 2명 뿐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58명이 죽었습니다. 발암물질도 없다 했습니다. 그런데 발암물질이 나왔습니다. 그 놈의 거짓말 말고, 이제 진실을 말하는 입을 열어요!
5년전 기흥공장 앞 기자회견 장소에서, 그 곳에 참가한 이들을 자세히 클로즈업 해서 찍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자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삼성 직원이었습니다. 무사하신지 모르겠네요. 40대 중반의 그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려 내보낸 삼성. 너무 잔인합니다.
5. 이에 반올림은 지난 5년의 경험을 기반 삼아 노동자 권리를 위해 앞으로 더 힘차게 활동하겠다는 뜻을 모으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기자회견을 갖고자 합니다.
일시 :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12시장소 : 삼성전자 본사 앞 (서울 서초동)참석 :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 노동자 가족 및 반올림 활동가들